자료창고/노무현 대통령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 대통령 연설문 (2004.1.29) - 노무현 대통령

꿈심는농부 2017. 2. 25. 08:20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 대통령 연설문
등록일 : 2004-01-29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 대통령 연설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 하신 국회의원, 시‧도지사, 지역혁신협의회 대표자,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희망의 현장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을 정말 뜻깊게 생각합니다.

 참여정부는 지방화와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지난 11개월 동안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93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설립해서 지방자치와 지방화의 확산과 정착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참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대로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이 많은 국민의 관심과 지지 속에 공포되었습니다. 이 법의 제정에 협조하고 성원해주신 여야 국회의원,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지방분권 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 지역 언론, 그리고 관계 공무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말씀 드립니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를 점검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나갑시다.

 앞서 성경륭 위원장이 ‘신국토 구상’ 5대 전략과 7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지 구체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신국토 구상은 국가균형발전전략의 새로운 틀이며, 국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희망의 선언입니다. 우리의 국토를 통합형, 자립형, 개방형으로 변모시킬 훌륭한 청사진입니다. 이를 얼마나 강력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신국토 구상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해 6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구구상’을 발표한 이래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기관, 대통령 자문위원회가 수없이 많은 토론과 연구를 거듭해서 비로소 완성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 지역의 지방정부, 학자, 언론계, 시민단체의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해주셨습니다. 선거용으로 갑작스럽게 만든 것도 아닙니다. 선거를 의식해서 정책을 급조해서도 안되지만 선거 때문에 정부가 해오던 일이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미뤄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일입니다.

 저는 참여정부 5년이 지방화와 균형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성취와 업적을 이룩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선포식이 열리고는 있지만, 이미 지방화시대는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방 혁신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조금 전, 여러 단체장님들이 발표한 혁신사례를 들으면서 다시금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지방 혁신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와 찬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어 주십시오. 성공사례만큼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근거도 없습니다. 성공의 활기찬 기운이 온 나라에 퍼져서 확대 재생산될 때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정부도 여러분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지방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중앙집중형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돈, 권력, 사람, 이 모든 것이 효율성을 이유로 수도권에만 집중돼 왔습니다. 중앙집중형 체제는 압축성장이라는 그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체제로 이상 더 앞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생활의 불편은 물론 경쟁력 자체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의 대기오염으로 연간 1만1천명이 조기에 사망하고, 최대 10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우리는 시대 변화를 바로 읽고 지방화의 길로 나가자고 선택을 했습니다. 세계적 수준인 정보통신망과 함께 4월초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지방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역별로 특성화된 발전을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행정수도 입지가 정해질 충청권은 정치와 행정의 중심, 연구개발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호남은 문화와 광산업, 그리고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영남은 항만․물류산업의 중심거점이자 자동차․조선․나노산업의 집적지로, 강원과 제주는 관광과 건강․생명․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로 각기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수도권도 이제는 질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성장관리계획을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이 협력해서 윈-윈(win win)하는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 이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은 국제금융과 비즈니스의 동북아 경제수도로, 경기도는 전자․IT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첨단 경제거점으로, 인천은 동북아 물류와 외국인투자 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입니다.

 정부는 새로운 국토 경영전략에 맞춰서 과감하고도 효과적인 지원대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엇보다도 지방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바로 지방이 주도해야 합니다. 중앙정부의 일회적인 나눠주기식 지원으로는 지방도 나라도 발전에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의 연구소와 대학을 지원하고, 조세구조를 조정해서 지방이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길을 터주는 일은 중앙정부가 하겠습니다. 그러나 혁신은 지방의 몫입니다. 지방에 계신 여러분이 스스로 혁신의 동력을 창출해서 선순환적인 발전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 대학, 상공계, 언론, 시민단체 등 5대 주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협력해서 비전을 세우고 역량을 키워나갈 때 비로소 지방은 혁신과 발전의 거점으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정부도 지역의 역량과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효과를 가장 잘 낼 수 있는 곳부터 선택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다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반드시 성공시킵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합시다. 지방으로부터 성장의 동력을 얻어서 국민소득 2만 불시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나아갑시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된다는 확신을 가져주십시오. 중앙정부는 하겠습니다. 거듭 의지를 밝힌다면 저는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하겠습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