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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이제 두번째 예수가 되어버렸다.

꿈심는농부 2017. 2. 25. 10:31

노무현은 이제 두번째 예수가 되어버렸다.

 

 

돌아가신지 하루만에 상황을 분석한다는 자체가 어느 정도 죄스럽지만. 누구 말대로 노무현은 과거의 죄를 과거의 방식으로, 성장의 죄를 성장의 방식으로 다시 한번 더 해결하려다가 결국 한국 기득권- 중산층 - 부르조아- 혹은 노력으로 뭐든지 될거라고 말하는 조중동식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에 의해서 타살되었다.

하지만 죽음은 특히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자들의 죽음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박정희 치하의 전태일이 그러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고, 때문에 그를 상징적인 의미에서 예수라고 부르고 있다.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결단으로 인해서 새로운 예수가 되어버렸다.

예수라는 상징은 단순하다. 자신이 모든 주변의 죄를 개혁하고 대속하고 그리고 없고 불쌍한 자들을 위해서 노력하다 그 한계에서 스스로의 삶까지 그 이상을 위해서 바치는 존재. 그게 바로 예수다.

그러한 의미라면 이제 봉화산은 골고다 언덕이 되어버렸고, 그리고 봉하마을은 흔한 의미로 성지가 되어버렸다. 금남로에 버금가는 성지. 혼자서 이 60년 한국 역사의 모순을 해결하려다가 결국 깨어져버린 영혼을 위한 성지가 되었다.

국민이 죽였다. 라는 명계남의 말은 맞다. 국민은 사실 저열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땅값을 위해, 남들보다 잘났다는 어처구니 없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는 운동, 혹은 투쟁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존재중의 하나인 나로써도 지금 돌아가신 그분은 어떤 상징으로 앞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한국의 기득권에게는 참으로 답답한 세월이 될 것이다. 적당히 압박하고, 감옥에 넣고, 그리고 덧칠해서 이미지를 조작하면 결국 그놈이 그놈이니 적당히 썩어서 더 이상 안 뜯어먹을, 그리고 너희들에게 땅값이라도 올려주고 뇌물이라도 받는 우리를 찍어라. 라는 논리가 이제 할말이 없어졌다. 노무현은 죽음으로써, 자신의 도덕성을 완결지어 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이제 어떠한 증거가 나오더라도 생명이라는 가장 고귀한 가치를 스스로 버린 데 대해서 누구도 그에게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타락한 존재라는 말을 붙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정세분석적인 의미로 본다면 지금은 이미 게임이 끝난 상황이다. 앞으로 촛불이 일어나던, 일어나지 않던 상관없다. 도덕적으로도 이 정권은 이미 끝까지 간 셈이며, 또한 보수에서도 이미 버림 받을 수 밖에 없다. 소수의 골통, 갈데까지 간 극우 뉴라이트로 상징되는 그래서 뻔뻔하기 짝이 없는 자들은 여전히 더러운 그래서 자신들의 큰 죄도 별로 흠이 안되는 세상을 원하겠지만, 순수한 하나의 상징이 도출된 이래 그러한 시도는 이제 힘들어졌다.

앞으로 누가 어떠한 상황으로 국가를 이끌어 가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제 죽은 노무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졌다. 노무현은 한국사 5천년에서 가장 강력한 상징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바로 우리도 도덕적인 자가 존재한다는, 그리고 그 사람이 그러한 도덕으로 인해서 죽어갔다는...

말은 붙이기 나름이다. 말은 조작하기 나름이다. 언어와 상징은 조작하기 나름이다. 나치와 같은 형태로 선전, 선동을 함으로 모든 것을 떠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게다. 적당히 주가를 올려주고, 몇푼 나눠주고, 뉴타운으로 표를 얻었고, 그리고 힘든 일에 대해서는 한국적 특수성- 분단 - 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잘먹고 잘 살아온 자들, 그리고 그 논리에 포섭되어서 겨우 얻어먹는 자들도 스스로의 양심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양심을 돌아보는 자체가 이제 끔직한 결과가 될것이다. 양심은 사실 속이기 무지 편한 존재지만, 그것은 이러한 순백의 상징이 없을 때 일이다. 체게바라가 총을 든 예수라고 나는 전에 평한 적이 있지만, 노무현은 현실 정치에서 도덕을 든 예수로써 살아가려고 헀고, 거기에 흠결이 생길 즈음 이렇게 가 버렸다.

기억된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앞으로는 정말 폭풍우의 세월이 올 것이다. 이제까지 착취한 자들에게도. 그리고 그러한 착취의 구조를 변명하면서 자위하던 자들에게도.  혹은 정말 그 컴플렉스로 인해서 헛된 자존심만 남은 자들에게도.


ps : 그리고 불행하게도 앞으로의 경제전망은 어떤 식으로 보든지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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