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대략 12년 정도만에 읽게 된듯.? 10대20대 시절에는 소설을 종종 읽기는 했지만, 30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관심 분야 주제별 서적들을 찾아서 읽었지 소설에는 마음을 둘 여력이 별로 없었던 터라 그랬던 것 같다. 소설 한편을 읽을바에는 그냥 맘 편히 영화 한편을 보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책을 집필하는 것에 마음을 많이 쏟게 되면서부터 다시 소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두루두루 많이 봐야겠다고 다시 생각하게 됐는데, 최근 10여년을 돌아보면 내가 가장 안 읽었던 분류가 소설쪽이다.
20대 시절은 거의 신앙 서적, 신학 서적, 사회과학서적, 철학 서적, 역사 서적, 일반 교양 서적, 물리과학서적, 자기계발서 같은 내가 관심이 가는 분야라면 그 분야의 주제와 제목들을 찾아서 열심히 읽었던 듯 하다. 다만,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당시에는 성경과 신학서적을 주로 많이 읽었는데, 중간에 종종 심심할때면 일반 소설이나 무협소설 판타지 소설 등도 종종 찾아 읽게 되었다. 판타지 장르는 그 때 처음 읽게 되었는데, 첫 권을 재밌게 읽으면 대략 10권 20권씩 죽죽 읽게되도록 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소설 쪽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려웠던 것은, 아마도 시간을 허송하는 것 같은 쫓기는 듯한 마음의 여유없음으로 인해서 였을 듯 하다.
20대 시절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자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신학자로서 목회자로서 전도자로서 잘 구비되어 무언가 세상과 주위 사람과 많은 이들에게 유익이 될 수 있는 '나'로서 성장해 나가고 성숙해 나가는 것에 대단한 관심과 열정이 있었다. 그래서 아마도 소설에는 마음을 둘 여력이 나지 않았으리라...
10대 시절에는 시와 소설을 많이 읽었던 듯 하다. 17세에 시작된 첫 사랑으로 인해, 당시에 유행하던 시집들을 많이 구입해서 읽기도 했고 대여해서도 읽었던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시'들을 모방해서 창작 '시'도 많이 적었던 듯 하고, 그렇게 적은 '시'를 한권의 노트로 엮어서 첫 사랑의 소녀에게 첫 짝사랑 1000일 기념이라며 선물로 주기도 했다. '시'도 읽었고, 종종 소설도 읽었고, 만화책도 많이 대여해서 읽었던 시기다.
최근에 다시 소설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한 영상 매체들에게서 더이상은 큰 감흠이나 마음의 울림을 받기 힘들어지게 된 탓이 크다. 내 귀와 눈이 화려하고 빠른 움직임과 큰 효과음 같은 것이 아니라 차분히 문자를 읽고 그 문자를 통한 상상의 나래 속으로 빠져들기를 원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아울러, 다소 메말라진 내 문학적 감성과 감수성도 다시금 되돌려 놓고 싶었기 때문도 있다. 문자가 보여주는 세상, 문자가 의미를 통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감수성을 다시금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좋은 책을 쓰는 것이다.
읽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의 울림이 있게 하는 책.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책. 내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정보, 지식, 세상에 대해서 함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책. 내가 바라고 소망하고 희망하는 어떤 것들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그 세계 속으로 함께 동참케 할 수 있는 책. 읽으며 많은 것을 스스로 생각케 할 수 있는 책. 읽으며 잘 살고 싶다는 결심을 갖게 하는 책.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돌아보며 성찰케 할 수 있는 책. 궁극에는 모든 것의 근원이며 나와 너와 우리의 근원이며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상호 반응하며 사랑으로서 우리와 함께 삶을 일구어 나가길 원하는 '스스로 있는 그분'께로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마음을 돌이키도록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책.
이런 책이 현재로선 내가 쓰고 싶은 좋은 책의 기준이 될 수 있다.
30대 시절 가장 많이 읽은 책들은 경제, 주식 관련 서적 및 그 관련 수많은 기업관련 기사들 및 경제 관련 서적들이다. 사법시험을 잠시 공부하며 법률 기본서라고 불리는 사시 수험서 및 판례들도 많은 시간을 쏟아서 읽었다. 30대 시절에는 책도 책이지만 사회인 야구라고 하는 육체적 활동에도 상당한 시간을 사용했다. 그리고 어느덧 30대의 가장 끝자락까지 왔다. 이제 몇개월만 지나면 40대의 시작이다. ^^
40대에는 좋은 책들을 많이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좋은 글을 또한 많이 읽어야 겠다. 나의 생각을 더 정밀히 구성케 할 수 있도록 여러 다양한 정보지식 분야의 책들은 여전히 앞으로도 읽어갈 것이고, 아울러 표현의 기술, 표현의 방법, 구성, 다양한 상상을 위해서 소설 또한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독서후기를 적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책을 읽으면서 반사적으로 드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게 된 것이지.? 이 책은 왜 요즘 시기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인가, 스테디셀로서 사랑받고 있는 이 책은 어떠한 부분이 그렇게 꾸준히 공감을 불러 일으켰는가.? 그 내용인가? 구성인가? 스토리인가? 문장의 유려함인가? 작가 자체에 대한 매력 때문인가? 여러 상황상황과 대사와 내용에 따라 그것에 반응되어 떠오르는 여러 다양한 생각들.. 등등.. 책을 읽으면서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그 여정들을.. 다 기록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책을 다 읽은 후에 잠깐이라도 메모를 할 수 있다면 아마도 한 번 읽고 그냥 덮는 것 보다는, 좀더 유익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싶다.
20대에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되고, 회심하게 되면서 갖게된 20대 시절의 습관같은 것이었다면, 요점 정리 및 요약하기, 그리고 깨닫고 알게된 내용들로 나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며 세상과 나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실천사항들을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그 습관들은 나 자신도 모르게 나를 대단히 성숙 시켰고 성장 시켰었다. 그런 유익들이 있는 지도 모른 채로 시작했었는데, 그런 유익들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나를 성장 시켰다.
30대에 들어서서는 그 메모의 습관을 잘 실천하지 않았다. 30대 초기에는 치열하게 사시 공부를 하느라 그랬었고, 그 이후에는 사회인야구를 하면서 경건과 치열한 책 읽기는 다소 소흘해졌기 때문이라..
치열한 책 읽기..... 는 이제는 그렇게 맘에 드는 표현은 아니다. 치열하게.... 무언가를 하는게 맘에 안드는 것 같다. 그저 이제는 즐기는 그 무엇, 즐길 수 있는 나 자신... 그러면서도 생활의 작은 소소한 그 무엇들로 늘 감사해하고 만족해하며 즐거워 하는 나 자신... 이면 족하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행복한 삶의 매우 사소하면서도 매우 쉽고 편리한 비결이기에 그렇다. 그렇다. 행복은 그러한 것이다. 인간은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가? 그 행복이 어떠한 행복인가에 따라 대답을 달리 할 수 있으나, 하나님과 함께 더불어 살면서 행복을 어찌 발견할 수 있고, 인간이 어떻게 행복해하며 살 수 있는가는 알고 있다.
작디 작은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만족하고 감사해하는 삶. 하나님께서 나의 모든 것을 아시고 나에게 주어지는 어떠한 상황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할만 하기에 허락하셨고, 나 역시 그 모든 것들을 어떠한 경우에도 감내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 그 믿음에 바탕한 작고 소소한 많은 부분들에서 긍정의 의미를 발견하고 희망과 소망을 발견하며 나와 우리와 세상에 관한 유익한 무언가를 깨닫고 즐거워 하는 것.
여기에 행복이 있다.
문학이라고 하는 것은, 문자적 언어를 통해 인간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총이다. 마음과 생각을 통해 인간은 참으로 많고 다양한 그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고, 성찰할 수 있고, 또 그 상상과 성찰을 통해 현실적 경험에 가까운 그 무언가를 누릴 수도 있다. 소설은 그 어떤 영상도 그 어떤 소리도 효과음도 배경음악도 그 어떤 아름다운 여주인공이나 남주인공도 연예인도 보여주진 않지만, 문자를 통해 때로는 영화보다도 더 아름다운 영상과 더 아름다운 배경음악과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언어란 그런 것이다. 말이란 것이 또한 그렇다.
문자와 말과 언어로 기록된 성경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네 인간이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인 스스로있는 자인 하나님께로 이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팩트적 소설이다. 팩트적 수필이고, 팩트적 시이며, 팩트적 역사이다.
믿음으로 '스스로 있는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성령은 문자와 언어를 통해 거룩한 상상과 거룩한 이미지와 거룩한 깨달음과 거룩한 현실을 맞닥드리게 한다. 거룩한 실존을 맞닥드리게 한다. 성경은 그 언어적 연결과 소통과 깨달음의 통로적 매개체적 역할을 한다.
소설을 읽으며 이 땅의 수많은 인간 작가들이 펼쳐 보여주는 현실적 비현실적 상상의 나래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문학적 감성과 상상력과 감수성을 풍부하게 할 것이다. 아울러 그 풍부한 문학적 감성과 상상력과 감수성을 가지고 성경이 보여주는 진리적 문학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여 보자.
본래, 오랜만에 읽게된 소설 한 권의 독서후기를 적어보려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신앙적 교훈과 반성을 하는 글로 결론을 맺게 되었다.ㅋㅋ
거 참..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예수쟁이 인가보다. ^^